|
인공지능(AI) 인프라 붐에 힘입어 공조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계설비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공조는 기계설비업계의 ‘전공’인 만큼 AI 인프라 확대에 따라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하는 반면, 공조 기술경쟁력에서 밀리면 최악의 경우 존폐 기로에 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냉난방 공조시장은 AI 인프라 증가로 인해 오는 2030년 무려 1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개발에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필수적인데,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선 공조장치 등을 통한 열관리가 필수적이다. 열관리를 뒷받침할 공조기기나 열관리 설비의 중요성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의 지분 100%를 15억유로(2조3763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로 데이터센터, 기가팩토리 등 대형 산업시설 공조사업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공조시장의 성장세를 두고 기계설비업계에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공조시장 성장에 따라 기존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데이터센터 등에서 공조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성장하는 공조시장에서 기존 기계설비업체들의 설자리가 되레 좁아질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향후 공조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는데, 기술개발 투자나 전문인력 확보에서 뒤처지게 되면 시장에서 퇴출될 처지로 내몰리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등의 공조장치는 일반 장치와는 규모나 구조가 확연히 다른 것도 이런 우려를 고조시키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의 공조는 공조라는 같은 범주에 있지만 업체별, 시설별로 다른 탓에 기회가 될 수도,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승수 기자 soo@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